땡볕아래 전기차 충전소 화재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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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아래 전기차 충전소 화재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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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지역 차광막 등 안갖춰
한낮 피하고 오전·저녁 이용
느린 속도로 80% 충전 권장

강원 홍천군 두촌면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화물차 차주가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충전 설비 위에 작은 가림막이 있지만 차량 전체가 그대로 햇볕에 노출돼 있다.

강원 홍천군 두촌면의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화물차 차주가 차량을 충전하고 있다. 충전 설비 위에 작은 가림막이 있지만 차량 전체가 그대로 햇볕에 노출돼 있다.

“걱정되죠. 제 차에도 혹시 불이 날지 모르니. 그런데 별수 있나요. 나갈 일이 있는데 충전이 안돼 있으면 이렇게 뜨거운 한낮에도 충전하러 올 수밖에 없죠.”

강원 홍천군 화촌면에서 농사를 짓는 이두연씨(33)는 농업용 트럭과 승용차 모두 전기차로 보유하고 있다. 얼마 전 충남 금산과 인천 등지에서 전기차 화재가 잇따르며 그는 최근 차량을 충전할 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요즘과 같은 불볕더위 속에서 전기차를 충전해도 위험하지 않은지 걱정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최근 농촌에도 전기차를 타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그런데 대부분 충전소가 그늘이 없는 곳에 자리해 햇볕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어 충전할 때 화재가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기차 충전 때 화재 발생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터질 시 연쇄 폭발로 이어질 위험이 큰 만큼 전기차 충전소를 지하에서 지상으로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요즘처럼 낮 기온이 35℃ 안팎으로 오르는 ‘찜통더위’ 속에서는 지상에서 차를 충전하는 것 또한 배터리 과열에 따른 화재를 일으킬 수 있어 완벽한 대안은 아니어서다.

특히 농촌지역엔 면사무소·교육청을 비롯한 공공기관 주차장과 생활체육공원·공영주차장 부지 노상에 충전소가 많이 설치돼 문제다. 지상에 있는 충전소엔 차광막을 설치해 여름철에도 비교적 선선한 환경을 조성하도록 권장되지만 현재 농촌지역의 경우 제대로 된 차광막을 갖추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엄한돈 강원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배터리 자체에 결함이 있으면 충전 시 과전류가 발생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이런 상황에서도 자동차 내부에 알아서 충전을 차단하는 기능이 없다”며 “충전할 때 화재를 방지하려면 그늘진 선선한 곳에서 차를 충전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운전자에게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철엔 한낮에 지상 충전소 이용을 피하고, 되도록 선선한 오전과 저녁에 충전할 것을 권장한다.

아울러 느린 속도로 80% 정도까지 충전하는 게 배터리의 수명을 늘리면서 화재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엄 교수는 “충전 속도가 빠르면 배터리 과전류가 발생했을 때 그 현상을 더욱 가속할 수 있어 가능하면 느린 속도로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또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했다가 방전시키길 반복하면 배터리 내부 소재가 찢어지며 화재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100% 충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와 전력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수도권과 특광역시를 제외한 국내 지방 시·군의 전기차 충전소는 약 10만9200곳으로 2022년말 5만9600곳이었던 것과 견주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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