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영 “노소영과 자녀들에 사과”···‘위자료 20억’ 항소 않는다
법원 “최태원 동거인, 노소영에 지급하라”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최태원 SK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최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줘야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재판장 이광우)는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원대 손배배상 청구 소송에서 “김 이사장은 최 회장과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을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는 ‘공동 불법행위자’로 봤다. 이에 따라 최 회장 부부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인정된 위자료 20억원과 같은 액수를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함께 노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의 부정행위와 혼외자 출산, 최 회장의 일방적인 가출과 별거 지속 등이 노 관장과 최 회장 사이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고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로 인해 노 관장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분명해 김 이사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각각 지난 4월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할 위자료로 1심에서 선고된 1억원의 20배에 달하는 20억원을 책정했다. 최 회장이 적어도 2009년부터 외도를 했고 동거인인 김 이사장에게 최소 219억원을 지출한 점 등을 들어 노 관장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적극 인정한 것이다.
노 관장은 최 회장과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던 지난해 3월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봤다”며 김 이사장을 상대로 30억원대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다. 김 이사장 측은 노 관장이 최 회장에 대한 이혼 반소를 제기한 2019년 4월 이미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있었다며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 시효인 3년이 지났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민법 750조, 751조를 근거로 부정행위에 따른 이혼을 원인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고, 가사소송법도 명시적으로 제3자의 청구를 포함해 손해배상 청구를 규정하고 있다”며 노 관장의 손을 들어줬다.
노 관장 측 김수정 변호사는 선고 직후 취재진에 “노 관장과 자녀들이 겪은 고통은 어떠한 금전으로도 치유되기 어렵다”며 “무겁게 배상 책임을 인정해 준 것은 가정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호하려는 법원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항소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을 내고 “노 관장님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히 오랜 세월 어른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 아프셨을 자녀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은 대법원 심리를 앞둔 상태다. 앞서 서울고법은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1조3800억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재산분할 판결을 내렸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면서 “노 관장의 선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선경(SK의 전신) 비자금 300억원’에 대한 항소심 판단은 자유심증주의에서 벗어났고, 재산분할 기준이 되는 금액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 관장 측은 “항소심 재판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냈다.